No Roadman in Ghibli
요즘 참 이것저것 괜찮다가도 안 괜찮아지는 상태와 시간인 거 같아.
나름 정리도 되어가고, 너도 서서히 페이드 아웃되어가고 있는데.
사실 모든 게 정리가 되는 순간은 없잖아, 아마 이번 여름이려나.
그런 순간이 와도 얼마 못 버틸 거라는 것도 알잖아.
무튼 다시 삶과 현실에 닿아가는 걸 느끼려는데 현실이 현실 같이 또렷하지 않아 지다니.
흔들릴수록 그중 안정적인, 안정적으로 보이는, 최소한 그렇게 느껴지는 걸 붙잡으려고, 혹은 그리워하게 돼.
일시적인 거라 매몰되지 않으려고 하는데, 그 가짜 안정이 너였어서 무의식적으로 너를 불러오기도 했던 거 같아.
나름 괜찮았는데, 그건 아마 너가 지워져서가 아니라 그 미래의 정말 작은 계획이어서였나봐.
놓으려면 너무 무섭고 아픈데, 미뤄두는 거니까.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놓아지길 바랐을까.
원래는 미래의 정말 작은 계획이었어. 그 계획에는 너의 소식이 수반되어야 했잖아.
오늘 그것에 너무 놀라버렸어. 계획이었다면 기뻤어야 했는데, 상상, 아니 환상이었나, 막상 왜 무서운 걸까.
좋은 떨림일까.
물론 너랑의 많은 것을 생각하지. 그것에 얼마나 행복해하는데.
그런데 그게 이젠 굳어진 현실이 되어버려, 이제 내 상상, 아니 환상에 가짜 너가 아니라 진짜 너가 들어와.
진짜 너 는 어떨지 몰라서 두근거려.
너는 뭘 기대했니.
사실 잃을 게 없잖아.
아니면 뭐 어때.
다시 그 치킨 와플과 가오나시, 레인디어가 물 밀듯 들어와.
기대하기 싫은데.
2024.12.8 1:02 AM
***
오랜만에 들은 너의 근황은 너무 예상 밖이고 새로웠어. 너의 그 차분함과 참 잘 어울리는 거 같아.
뭔가 그 짧은 사이에 달라진 듯 똑같은 너….같아
너를 보면 너랑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은데, *** , 그간 내가 얼마나 너를 보고 싶어 했는지도 얘기하고 싶은데, 너는 그간 생각이 달라졌으면 어쩌지. 너는.. 너는.
그럴 거면 왜 죄다 확인하고, 그걸 보여주면서, 왜 내가 먼저 하도록 알려주고 기다리는 건데. 은근 얼마 안 남았는데, 좋은 기다림일까. 다시 갑자기 그럴 수 없다는 건 아는데 너가 조심스러워하는 건지 정말 바쁜 건지 그냥 너무 갑자기라서 너무 신나고 흥분되는데 불안하고 초조해. 너가 우리-라고하는 것도 아는데 뭘까 그냥.
이제 진짜 곧이고 심지어 곧인 현실이란 말이야. 넌 어때. 내가 너무 앞서 나가는 거 같아? 기대가 되면 앞서서 생각할 수밖에 없는걸. 궁금해 궁금해 궁금해.
혹시 너가 조심스러워하는 거라면 어떡해. 그 주에 내가 바쁘냐고? Like r u asking am i free? Even tho im not, i’ll MAKE time for you. Anytime. 내 열정이 되어줘. 내 바람이 되어주고 내 계획이 되어줘. 내가 다시 미치도록 목매게 해줘. 너가 내 목을 움켜잡고 입을 맞추는 것처럼. 그리고 잠이 들 때까지 쓰다듬어 주는 것처럼.
이러는 게 싫어. 속상해. 화나. 분명 너가 생각도 안난다고, 나의 것들로 너를 가려 너는 더이상 보이지도 않는다고 믿었는데. 언제쯤 너가 그런 존재가 될까. 그러고 싶은지도 모르겠어.
2024.12.9 9:19 PM