On the grind, Chapter 3

변화를 갈망해.
새로움과 일탈은 달라.
아니 안주를 위한 변화를 쫓는 것이야.
어려서부터 그런 소리를 많이 들었다. “너는 뭐 하나에 꽂히면 그거에 환장해.” 그렇다. 나는 보스턴에 가고 싶다는 이 희한한 생각에 사로잡혀 버렸다. 딱 이틀 사흘 머물렀던 보스턴은 나에게 너무나도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. 그 특유의 파이브 가이즈스러운 날 것의 느낌이 덜 하면서도, 여유롭고 깨끗한, 아늑하고 사람들이 좋은 도시. 부촌이어서 그런가. 매튜가 어떻게 지내는지 참 궁금해. 음. 그곳은 그런 곳이야, 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. 0.1%의 빼꼼과 환상으로 가득 찬 이 생각은, 아니 환상은 놀랍게도 나의 모든 원동력이 되고 있다.
역시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. 생각하고 있는 길만이 답은 아니야, 더 먼 곳을 보려면, 그리고 돌아가지 않으려면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에 더 집중해야 해. 조언인지 채찍인지 경고인지 모를 이 이야기를 최근에 듣고, 작년 교수님의 말씀을 이제야 이해했다. 변수는 더 많아졌고, 방법도 많아졌기에, 휘둘리지 않을 중심이 필요하다. 하지만 내가 뭘 안다고. 벌써부터 확고한 것이 있는 게 이상한 거잖아. 그래서 여기저기서 주서 듣고 경험하는 거잖아. 무슨 상황인지는 알겠는데 참 말처럼 쉽지 않다.
‘’’
2024.01.10 12:01 AM
이 일기장은 꿈에 도달하려는 나의 마음들을 담는 공간이 될 거야. 서두를 필요는 없어. 뒤처지는 것은 없으니까. 대신 어떤 꿈이던 열정을 잃지 말아 줘. 그것이 이 일기장과 너에게 약속하고 싶은 단 한 가지야.
‘’’
다행히 5개월이 지난 지금, 아직 이 약속은 잘 지켜져 오고 있다.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고, 그것들이 점점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불안하지만 두근거림이 앞선다. 3년 전 내 또래였을 선배들을 보며 어떻게 저 모든 것들을 하고 있을까 우러러보았던 내가 생각난다. 지금 보니 그냥 다들 하게 되는 것들이더라고. 그리고 마치 엄청난 것들을 하는 체하는 거더라고. 그걸 어떻게 깊게 꼼꼼히 다지고 가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. 자꾸 그때의 시간들이 생각나면서, 여기서 머무르기 싫어진다. 현실을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, 그 현실을 더 키우고 싶다는 것이다. 이번 여름에는 어디 여행 안 가냐는 말이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.
다양한 사람들이라고 느끼는 순간, 나도 그들에게는 색다른 존재이다. 배경과 생각이 다르다고, 혹은 새로워서 잘 모른다고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. 그 방법에 대해서 너무 오래 생각하다가 나를 잃어버릴 뻔했다. ... 음 그만 얘기할래.
기록을 한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그간의 감정들과 생각들이 많이 휘발되었다. 좋은 결론들과 결정들만이 남았길 바라. 그중 하나는 영혼의 단짝, 카피바라를 만난 것이다. 그녀는 사람의 인연은 아직도 진실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. 뿐만 아니라 그 먼 시차 속에서도 든든한 존재가 되어주는 너도 참 고마워. 나의 먼 미래에도 이들이 꼭 있어주었으면 좋겠다고 꼭꼭 생각했다. 반대로 현명한 판단만 있었던 것들은 아니다. 아니 그럼 무슨 재미야. 우선, 와 나는 성격이 더럽다. 그 모든 것들이 섞여 너무나도 기가 죽고 속상했던 그날 나는 그 축제 속에서 밝은 척을 할 수가 없었다. 윤도현 밴드만 아니었음 도망쳤을 걸. 있는 대로 짜증을 내는 내 자신이 너무 웃겼다. 그러면서도 어디까지 이걸 나누어야 할지 몰라 많이 방황도 했다. 그러다 _는 _가 바라는 _ _가 아니라는 진실에 눈을 떠버렸다. 안녕. 그 영혼에 또 상처를 내긴 싫었는데. 그래서 시작하기 전에 얘기했잖아, 이럴 줄 몰랐지.
얼마 전에도 기대가 와장창 깨져버린 일이 있었다. 새로운 것은 없었다. 내가 만들어낸 망상이었기 때문이다. 아무렴 이제 사실인지는 상관이 없다. 드디어 그 시간 속에 기억을 가둘 수 있게 되었지만, 계속 그 꿈을 꿀 수 있다면 그렇게 해달라고 빌고 바칠 수 있을 것 같았다. 현명한 선택만 할 수 있게 해 주세요, 는 말도 안 되기에, 지금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인지만 제대로 알게 해 주세요 를 바라고 싶다.
2024/06/01 11:37 PM
